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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학술대회

제목

19차 IPSA 세계대회 참관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2.06
추천수
0
조회수
174
내용
IPSA 세계대회를 다녀와서 (2003년 6월 29일 - 7월 4일)

  제 19차 IPSA(International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 세계대회가 2003년 6월 29일에서 7월 4일까지 남아프리카의 더반(Durban)에서 개최되었다. 이 세계대회는 IPSA가 1949년 창립된 이래 1950년 스위스 취리히(Zurich) 개최를 시작으로 3년에 한번씩 개최되어왔으며 1997년에는 서울에서 세계대회를 치룬 바 있다. 이 대회는 정치학과 관련된 새로운 사고와 이론, 그리고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범세계적 차원의 학술행사로서 정치학의 유엔총회 혹은 정치학의 올림픽이라고 부른다. 이번 더반 세계대회에서도 수십개국으로부터 천여명이 넘는 학자들이 참여하여 6일간의 대규모 회의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IPSA 세계대회는「Democracy, Tolerance, Justice: challenges for political change」라는 대주제하에 정치사의 재구성, 민주화를 위한 정치적 관용, 세계화 그 이후와 현재, 정의, 인종과 젠더 이슈, 신민주정치, 세계주의, 공공정책, 테러와 갈등, 인권문제, 선거와 사법체계 등 다양한 세부 주제와 관련된 페널이 구성되어 세계 곳곳에서 온 학자들간에 다양한 토론의 장을 제공하였다.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IPSA 세계대회가 열리는 국제회의장(ICC)이 있는 더반 공항에 도착하였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무척이나 푸른 하늘과 강한 햇빛이었다. 그러나 곧 세계의 대도시와 흡사한 더반의 도시풍경을 보면서 아프리카에 와있다는 사실마저 잠시 잊었다. 학회에 등록절차를 밟고 개막식에 참가하기 앞서 홀 입구에서 아프리카 민속춤을 신나게 추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몸동작을 보면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했다는 아프리카만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힘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번 세계대회에서 주목을 끈 점은 최근 IPSA에서의 여성회원의 증가 추세에 힘입어 다양한 여성관련 주제가 다루어 졌다는 점이다. 특히 '젠더 이슈'에서 숙명여대의 전경옥(정치행정학부), 김영란(정책대학원), 오재림(교육학부)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한 ""아시아에서의 빈곤의 여성화와 공공정책(Feminization of Poverty and Public Policies for Women in Asia)""는 여성에 대한 세계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고 여성의 빈곤을 방지하기 위한 공공정책 마련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과 주목을 끌었다. 이외에도 여성의 리더쉽, 또 전쟁으로 인한 여성과 아동의 고통문제, 아동의 포르노그라픽 문제와 그 정책 등, 다양하고 새로운 주제들이 발표되고 열띤 논의를 가졌다. 
  학술대회는 국내의 학술대회와는 달리 상당히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발표자나 토론자의 복장이나, 앉은 자세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한 모습이었지만 관심분야가 같은 학자들간의 열띤 토론은 너무도 진지하였다. 이번 IPSA 대회는 그동안 대체로 서구권에서 개최되어오던 회의가 제 3세계권인 아프리카에서 개최되어 이 지역에서 직면한 빈곤, 질병, 정치적 불안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모아졌고 세계의 학자들에게 현안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토의의 장을 마련해 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여성학자들의 노력으로 여성의 문제가 서서히 정치학에서도 큰 이슈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과정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관련 주제는 핵심적인 주제에서 배제되어온 점도 간과할 수 없기에 앞으로 젠더 이슈를 학문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으로 끌어가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절감할 수 있었다. 
  도시를 벗어난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환경과 야생동물들 또 길 중간 중간 눈에 띄는 거대한 바오밥 나무는 그 자체가 모두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탄과 경이로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아프리카 전설에서 바오밥 나무는 일명 코끼리 나무로 일컬어지는데 수백년 수천 년을 넘게 살며 항아리같이 생긴 나무 밑둥과 가지에는 항상 물이 고여있어 아무리 가물어도 지나가는 동물들과 인간의 갈등을 풀어준다고 한다. 또한 그곳에 살고 있는 낙천적이고 원색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검은 피부의 그네들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는 분명 거대한 물적, 인적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이렇게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지역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빈부차이와 정치적 불안요소는 과거의 모순된 국제정치와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일면을 그대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번 IPSA 대회 참관을 계기로 아프리카의 잠재력과 불평등에 대해 또 여성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더반에서의 IPSA 대회를 마치고 짧았지만 유익한 아프리카 탐험을 경험하며 일행은 서울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문은영(아시아여성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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